고정된 시각
고정된 시각
  • 안용주
  • 승인 2021.03.23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용주 선문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안용주 선문대 교수
안용주 선문대 교수

시각(視角)이라는 한자는 視 “보다, 자세히 살피다”와 角 “구석, 한 모퉁이”가 조합된 단어이다. ‘사물을 보는 각도’에 따라 의견은 달라질 수 있기에 결국은 ‘각도’가 사물을 정의한다고 하겠다. 사물 자체가 가진 정의는 사라지고 보는 각도가 새로운 정의를 생성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여기에 의도된 각도(편향)를 주면 사물의 존재적 정의는 사라지고 왜곡된 정의가 진실인 것처럼 또아리를 틀게 된다. 이런 편향된 필터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집단이 언론이다. 그러다보니 세상은 어떻게 이 언론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편향된 필터를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에 골몰하게 된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각자의 필터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되고, 필터의 고착화가 진행되면서 인생은 편향된 시각의 점철로 이루어진 존재로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한 번 진행된 편향된 고착화는 웬만한 자극에는 쉽사리 갑옷을 벗지 않는다.

편향된 시각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물을 보는 시각의 중심에 ‘나’를 놓을 것인가 혹은 ‘타자’를 놓을 것인가? 이다. 즉, 이해관계자를 자신으로 놓으면 결국 아전인수(我田引水)가 되어 제 실속만 차리는 속물이 되는 것이고, 타인을 중심에 놓으면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되어 타인의 입장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

미국의 1970년대 후반, 이전의 풍요로움과 낙관적 분위기는 책임있는 행동을 싫어하는 ‘어른아이’가 늘어나면서 피터팬 신드롬의 논란을 낳게 한다. 이 용어를 사용한 댄 카일러박사는 원인의 하나로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 다 들어주며 아이들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을 지는 훈련을 받지 못한 탓’이라며 부모에게 과오가 있음을 지적했다. 버블경기가 꺼지기 시작한 1990년의 일본 또한 장기적 경기침체는, 정규직 직업보다 책임에서 보다 자유로운 아르바이트(바이트족) 선호사상으로 바뀌었고, 현실도피적 시각이 지배하게 되었다. 2000년대 후반,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 28,739달러(IMF기준), 2050년 GDP 90,294달러(골드만삭스)로 전망되었던 한국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현실도피를 원하는 피터팬 신드롬 현상이 증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시시각각으로 존재하는 선택과 결정의 기로에서 어떤 필터를 착용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강요당하는 삶이다.

삶은 형벌인가? 사람은 서있는 곳이 달라지면 보이는 것도 달라진다고 한다. ‘우리는 달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는 패자를 벌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해도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는 ‘송곳’의 대사가 폐부를 찌른다.

선거의 계절이다. LH라는 거대 조직이 내부정보를 이용해서 가렴주구를 자행한 것이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다. 사람들은 무엇에 억울하고 분노하는 것일까? 가난하고 힘든 생활에 화가 난 것일까? 그런것 같지는 않다. 나에게도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음에 분노하고 있는 듯 보인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선언한 문재인 정부에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 초심 (初心)으로 돌아가자.

 

이 칼럼은 충청일보(http://www.ccdailynews.com/)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로74번길 31 201호(송림빌딩, 둔산동)
  • 대표전화 : 042-482-0682
  • 팩스 : 042-472-068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영호
  • 법인명 : 시민미디어마당사회적협동조합
  • 제호 : 시민미디어마당사회적협동조합
  • 사회적협동조합 등록번호 : 문화관광부 제2016-0009호
  • 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대전, 아00328
  • 인가부서 : 문화체육관광부
  • 등록일 : 2016-06-13
  • 발행인 : 김영호
  • 편집인 : 김영호
  • 시민미디어마당사회적협동조합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시민미디어마당사회적협동조합.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itizenmedia2016@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