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숲으로 변화시켜 나간다"
"도시를 숲으로 변화시켜 나간다"
  • 우희창
  • 승인 2021.08.0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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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7 서울
도시와 숲사이, 감성을 전달하는 사람들-어반정글

아름다운 풍경에 끌려 정원 일을 시작

 

도시 정원을 교육하고 정원을 조성하며 그 조성된 정원 안에서 문화행사까지 벌이는 그래서 도시를 숲으로 만드는 사람들 어반정글사람들이다.

어반정글의 뿌리는 201811월에 창업한 정원생활문화연구소이다. 정원의 본질은 식물이 사는 곳, 바로 우리의 삶터라는 생각으로 만든 단체이다. 어반정글의 대표이자 정원생활문화연구소 대표인 이상민(36)씨는 취재팀을 만나자 마자 서울시 혁신파크의 한 건물 옥상으로 데려갔다. 이곳에서는 옥상정원 작업이 한창이었다. 화분과 텃밭상자들, 각종 식물들, 놀이터가 조성중이었다. 그야말로 옥상을 도시의 숲으로 만드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 모습 하나로 어반정글이 무엇을 하는 그루경영체인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었다. 도시를 숲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조용조용 말했지만 확신에 찬 음성이었다. 커뮤니티 가드너라 칭할 수 있는 이 대표는 어릴 적부터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감동하고 자연을 동경해 훌쩍 떠나곤 했다. 그리곤 늘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람들과 눈빛을 마주보며 일하고 싶어 다시 돌아온 사람이다. 충남 홍성, 서울, 인천, 경북 왜관, 경북 포항, 경남 통영, 전남 무안, 전남 목포, 전남 해남, 제주 등 그가 2030대 전국을 누비며 다닌 지역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알았다세상의 끝에서도 아름다운 풍광에서 희망을 느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풍경에 끌려 정원이라는 테두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커뮤니티 가드너이면서 또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포항 10대들의 둥지 미디어팀장을 맡고 있으며 2011년부터 지금까지 함께하는 우리에서 청소년 인권운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던 그가 서울에 정착하면서 농어촌공사에서 운영하는 농촌여행사이트 웰촌에서 농촌여행 홍보 콘텐츠 담당 실무 일을 맡았고 틈나는 대로 작은 마을사업을 하며 정원 공부를 했다. 신구대학교 식물원, 어린이대공원 정원사로 일을 하며 정원 관련 지식과 기술을 익혀 나갔다.

 

시민들의 공유지 옥상정원 조성

 

본격적으로 정원 일을 하기 위해 정원생활문화연구소 창립한 후 이듬해 봄이 올 때까지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지원, 남북산림협력 청년활동가 캠프 참여, 부여 마을문화학교 협동조합 퍼실리테이팅 참석, 산촌 현장을 탐방하는 새산새숲 준비 프로젝트 활동 등을 통해 서비스를 구체화하며 돈을 벌어야 할지 아니면 공공활동의 저변을 확대해 커먼즈 운동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서울 홍대입구역 6번출구 경의선 책거리에 있는 미래산책에 둥지를 틀고 다양한 꽃다발과 꽃송이, 드라이 플라워, 석고방향제, 분화, 생화, 인테리어용 화분 등 꽃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주문받아 플라워트럭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펼쳤다.

봄이 되면서 가장 먼저 기지개를 편 사업이 옥상정원이다. 4월부터 일반시민들과 함께 혁신파크 미래청 2층 옥상에 여기저기 버려졌던 화분과 텃밭상자를 모아 배치해 텃밭정원을 꾸미고 꽃과 잎채소와 허브를 심는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정원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한 시민들과 저녁파티를 열었다. 이른바 옥상에 봄이 오나 봄행사다. ‘열린옥상이라는 단체가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2층 옥상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정원생활문화연구소도 이 단체에 참여단체로 함께 일한다. 이 행사는 매달 시민들과 함께 치러지는데, 여기서 모아진 참가비로 옥상정원, 옥상텃밭, 옥상놀이터, 옥상갤러리, 옥상살롱, 옥상공연장 등 시민을 위한 옥상 공유지를 조성해 나가는 여러 활동을 위해 사용되었다. ‘열린옥상은 현신파크의 옥상을 기반으로 도시의 옥상공간을 개방하고 시민들과 함께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도시공간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7년에 창립한 옥상공유 단체이다.

사실 도시에서 도시 면적만큼 넓은 영역을 차지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 옥상이다. 옥상은 시민들의 공간이 아니며 심지어는 범죄(성 범죄, 자살, 미성년자 흡연, 음주 등)가 일어나는 공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서울에서 옥상기반 활동은 ‘2017 옥상축제를 통해 시도되고 현재 각 자치구 별로 공유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관공서 옥상을 개방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태로 옥상파티, 옥상도서관, 옥상바캉스, 옥상텃밭, 옥상 영화관 등이 주축이고 캠프, 결혼식 등 이색적인 활동도 펼쳐지고 있다. ‘열린 옥상도 도시의 옥상들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도시민들의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적인 공간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산림일자리발전소와 만나 법인으로 변신

 

사무실이 서울혁신파크 청년청으로 입주한 이래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다. 드디어 아시아 소재 팹랩(FabLab)들의 연례 컨퍼런스인 팹랩 아시아 네트워크 컨퍼런스전시행사를 진행한 것.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등 7개국 20개 도시의 아시아의 팹랩 운영진 및 메이커, 시민들이 함께 컨퍼런스, 해커톤, 워크숍 등에 참가하여 만들어가는 대규모 행사에 전시행사를 치렀다.

5월 들어 트리플래닛과 교육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식물납품 사업 MOU를 맺었다. 트리플래닛은 스마트폰 게임 트리플래닛-오리진으로 숲조성 사업을 하는 회사로 게임 속 아기나무를 키우면 전 세계 곳곳에 실제 나무가 심어지는 구조다. 또한 안녕소사이어티와도 교육사업 MOU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네트워킹을 활발하게 추진했다. ‘안녕소사이어티는 대화형교육, 퍼실리테이션, 그룹코칭, 컬처톤, 소셜다이닝 등을 하는 법인이다.

이 때 정원생활문화연구소가 산림일자리발전소와 만나게 되었다. 환경분야 공모사업인 '풀씨사업' 결과보고회에 참석한 서울지역 이나라 매니저는 이 보고회에서 정원생활문화연구소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이 매니저는 당시 서울 자원조사 및 그루경영체 발굴을 위해 노력하던 중이었는데, 소개받고 만나보니 제가 입주해있던 서울혁신파크의 코워킹스페이스에 정원생활문화연구소도 입주해 옥상정원 프로젝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었다옥상을 포함한 도심녹화 GARDENING에 비전을 가지고 시민들에게 도시숲이나 유휴공간 녹화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고자 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매니저의 도움으로 6월에 그루경영체에 선정이 되었고 그로부터 3개월 후인 8월말 드디어 어반정글이 설립돼 법인화에 성공했다. 소규모의 열정을 가진 팀만으로는 체계적인 활동이 어렵다고 보고 법인 설립을 추진했던 것.

 

부여에서 시민정원사 교육, 공공정원 조성

 

법인 설립 과정에서도 사업은 꾸준히 이뤄져 6월에 부여군 농촌중심지 사업 정원사 교육 프로그램을 수주해 시민정원사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한편, 동시에 구드레 공동체정원 조성사업도 시작했다. 구드래 나루터 정원, 신동엽 문학관 옥상 정원 등이다. 9월에 열리는 백제문화제 일정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 사업인데, 시민정원사 수강생들이 식물을 직접 심으며 실습을 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정원의 디자인과 시공 지도는 어반정글 김재용 이사의 몫이고 현장 강의는 정미나 연구원을 비롯한 연구원들의 몫이다.

이 대표는 지역은 곳곳이 아름답지만 전문가가 부복해 정원의 디자인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고령화로 관리 인력이 없고 운영의 경험이 적어 공간을 더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커뮤니티 정원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며 작은 노력으로 아름다운 공간을 넓혀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의정부시 도시재생대학 전임교수 및 조교활동을 했고 금천구 독산4동에 위치한 공동체 정원 교육도 실시했다. 강북구 정원지원센터를 환경재단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등 점차 조직이 안정화되어가고 있었다.

그 중 K-Water의 리빙랩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건물내의 물을 탐사하고 활용하는 워크숍을 진행하고 물고기와 텃밭, 정원이 함께 어우러지는 생태적인 건물을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도시농업시민협의회 등과 열린옥상 프로젝트팀 루프탑스테이션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건물 내 버려지는 물을 채수해 정화하고 이를 물고기 양식에 사용한 다음 그 물로 수경재배를 하고 다시 양식에 사용하는 아쿠아포닉스를 옥상에서 실현함으로써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건물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도시 건물은 지구상 에너지의 40% 이상을 사용하는데,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은 물을 잘 활용하는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 리빙랩의 결과를 보고 에코시티 생활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리산 허브밸리서 토털 정원조경회사로

 

하반기 들어 남원시에서도 시민정원사 교육을 시작하고 허브밸리 정원시공 사업을 시행했다. 이 역시 부여군에서와 마찬가지로 시민정원사들이 직접 정원시공사업에 참여했다. 강좌는 3인의 강사 팀티칭으로 실전형으로 진행했는데 정원진단, 관리, 개선의 단계로 진행되었다. 교육과 시공에 더불어 남원시 허브밸리 국화향 축제를 연출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까지 맡아 진행했다. 게다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남원시의 강소형 문화관광지 컨설팅 용역까지 수주해 토털 정원조경 회사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도 서울식물원, 밤도깨비 야시장 등 4곳에 플라워트럭을 출점하는 등 이동식 플리마켓사업은 지속되었다.

어반정글의 사업아이템은 정원교육, 정원조성, 정원문화행사로 요약할 수 있다. 삶을 즐겁게 하는 정원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1단계이다. 2단계는 주택과 마을, 공공정원을 디자인하고 시공하는 일이며 마지막으로는 문화기획 및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이 세 단계가 각각의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연계되어 있다. 정원과 관련된 교육과 동시에 정원을 조성하는 일을 하고 그 조성된 공원에서 각종 문화행사를 펼치는 소위 종합 조경인 셈이다.

부여군 구드레 공동체정원 조성사업과 강북구 정원지원센터 운영 교육 및 시공사업, 남원시 시민정원사 교육 및 허브밸리 정원시공, 축제 연출 및 프로그램 운영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사업들 모두 시민정원사 교육, 정원시공, 완성된 정원에서의 각종 축제 행사 등 적어도 2개 이상이 결합되어 치러졌다.

 

아름다운 풍경 만드는 일에 한걸음 더

 

자연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청년들이 마을정원, 정원지원센터운영, 커뮤니티 가든, 골목길 정원, 강변 정원, 옥상 정원 등등 이름은 달라도 그게 무엇이든, 어디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일이라면 달려간다. 어반정글은 20199월 산림일자리발전소의 지원을 받아 제3차 산림형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위한 또 한걸음을 내딛기 위한 몸짓이다.

112일 서울혁신파크 연결동 옥상.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쉴 틈 없이 이어진 프로그램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놀이에 빠져들고 있었다. 2019년 마지막 옥상축제인 엑시트가 날 저물 때까지 이어졌다.

이틀 뒤인 4일 남원의 지리산 허브밸리. 어반정글이 지난 6주간 진행한 남원 시민정원사교육 12강좌의 종강식이 있었다. 20여명의 수강생들과 이상민 대표, 팀티칭을 진행한 김재용 이사, 정미나 연구원은 서로 소감 나눔을 하면서, 또 다음해를 기약하면서 가슴 뭉클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도시를 숲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거듭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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